우리나라에서 만든 영화에는 SF 애니메이션, SF 영화 혹은 판타지가 없지?
오랫만에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다.
그런데 한가지 궁금증이 들었다.
왜 우리나라에서 만든 영화에는 SF 애니메이션, SF 영화 혹은 판타지가 없지?
왜 한국영화에는 우뢰매같은 유아용 코믹물을 제외한, 진지하게 만든 배트맨, 수퍼맨, 스파이더맨 같은 SF 영화가 없는 것일까?
저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과 무수한 미국 SF 영화들.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수입해서 본다. 그렇지만 영화 강국임을 자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그런 영화를 만들지는 않는다. 기껏 만들었다는 애니메이션이 교과서에 나오는 순수한 서정문학 수준이다. 몇 년전에 만든 한국 토종 애니메이션에 여우비라는 것이 있었다. 그거 과연 대한민국 국민중에 몇명이나 봤을까? 아니, 그런 재미없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영화도 "괴물" 빼고는 SF영화가 없다. 최근에 히트친 영화중에 한국산 SF는 전혀 없다. 왜 그럴까?
나는 그 원인을 2가지로 본다.
첫째는 기술이 없는 거다.
미국 SF영화에 쓰이는 화려한 CG와 특수효과, 그 기술을 한국은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거다. 돈도 없지만, 전문인력과 축적된 기술도 전혀 없다. 유명한 "용가리"의 제작기술도 미국에서 빌렸지, 아직 토종 한국 기술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둘째는 한국은 노인들의 사회라는 점이다.
21세기인 요즘에도 유교사상에 젖은, 소위 문학계의 거성이라는 나이든 심사위원분들은, 문학상 공모를 해놓고도 심사할때 문학성과 예술성 타령만 한다. 제작자는 돈타령만하고, SF라는 영역은 아직도 아이들이나 청소년의 영역으로 치부한다. 문학이란 자고로 인생에 대한 성찰과 삶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면서 말이다. 그래 놓고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를 보고 부러워 하면서 "아직 우리는 멀었다" 고 자탄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SF나 판타지가 아직도 청소년의 영역에 있는 것일까?
아니다.
10대,20대,30대 그리고 40대까지 이미 인구의 70%가 판타지와 SF를 더 좋아하는 세대이다. 그렇다면 각종 심사에서 심사기준은 예술성과 문학성이 아니라, 대중성과 전문성, 그리고 SF와 판타지의 상상력의 수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의 40대는 한창 컴퓨터붐이 일던 세대의 사람들이다. 그들은 아직도 마음속에 대학시절에 했던 공상과학 이야기를 품고 산다. 온라인게임을 하면서 혹은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미국의 SF영화를 보면서 산다. 한국영화의 심사기준인 문학성과 예술성은 이미 그들의 관심 대상이 아니다. 물론 10대,20대,30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나는 한국영화가 진지하게 SF도 담고, 판타지 애니메이션도 담기를 바란다. 한국영화도 수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같은 영화를 진지하게 만들어야 한다. 나는 극장에서 상영하는 한국영화가 이제는 더이상 TV문학관 수준이 아니기를 바라며, 멜로 드라마의 수준도, 막장 드라마 수준도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칸에 가서 아무리 예술상을 타도, 봐주는 사람이 별로 없으면 그 영화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연극의 3요소에 관객이 들어가는 것도 그 이유다.
여배우 치마자락에 기대서 상 탈 생각만 하지 말고, 진정 오천만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높은 판타지와 SF를 만들기를 나는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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